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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수학 과학

🌍 지진의 크기는 왜 로그함수일까?

by 나무눈 2025. 4. 18.

🌍 지진의 크기는 왜 로그함수일까?

❓ 숫자가 1 차이인데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요?

지진에 대한 뉴스를 접하다 보면 이런 표현을 자주 듣습니다.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은 규모 6.0으로 지난번보다 1.0만큼 컸습니다."

그런데 잠시만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숫자가 겨우 1 정도 차이인데,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고, 피해 규모는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증가합니다.
도대체 ‘규모’란 무엇이고, 왜 1 차이가 그렇게 무서운 것일까요?

그 핵심에는 바로 수학의 로그함수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진의 규모가 어떻게 정의되는지,
왜 로그함수가 사용되는지,
그리고 로그함수가 어떤 수학적 원리로 '급격한 변화를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 지진 규모(Magnitude)란?

지진의 **규모(Magnitude)**는 지진이 발생할 때 지하에서 방출된 에너지의 양을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는 "규모 6.0"이나 "규모 7.3" 등의 표현이 바로 이에 해당합니다.

초기에는 미국의 지진학자 리히터(Charles F. Richter)가 고안한 리히터 규모가 널리 사용되었고, 현대에는 보다 정확한 **모멘트 규모(Moment Magnitude, Mw)**가 쓰입니다.
두 방식은 측정 기준에는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모두 ‘로그함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 진폭을 기반으로 한 측정 – 규모 계산의 출발점

지진 규모는 본질적으로 지진파의 진폭에 따라 정해집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하에서 에너지가 방출되며, 이 에너지는 **지진파(seismic wave)**로 주변으로 전달됩니다. 이 지진파는 P파, S파, 표면파 등의 형태로 움직이며, 땅의 흔들림을 유발합니다.

**지진계(Seismograph)**는 이 흔들림을 감지하여 시간에 따른 파형으로 기록합니다. 이때 진폭, 즉 지면이 수직 또는 수평으로 얼마나 크게 움직였는지를 수치로 측정하게 되며, 그 최대값이 진폭 A가 됩니다.

그다음, 이 진폭을 기준으로 규모를 계산하는데, 이때 로그함수가 도입됩니다.


🔢 규모 계산식 – 왜 로그를 쓰는가?

리히터가 정의한 기본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M = log₁₀(A) - log₁₀(A₀)

여기서

  • M은 규모(Magnitude)
  • A는 실제로 측정된 진폭
  • A₀는 기준 진폭 (기준 조건에서 설정된 값)

즉, 진폭의 **상용로그(log₁₀)**를 기반으로 규모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진폭이 10μm일 때 → log₁₀(10) = 1
  • 진폭이 1000μm일 때 → log₁₀(1000) = 3
  • 진폭이 1,000,000μm일 때 → log₁₀(1,000,000) = 6

이처럼 진폭이 수십 배, 수백 배 차이가 나더라도, 로그함수를 사용하면 그 차이를 단계적으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 로그함수는 어떤 함수인가?

그렇다면 로그함수는 어떤 함수이길래 이렇게 급격한 진폭 차이를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로그함수는 지수함수의 역함수입니다. 다시 말해,

log₁₀(x) = y 이면, 10ʸ = x

예를 들어,

  • log₁₀(10) = 1 → 10¹ = 10
  • log₁₀(100) = 2 → 10² = 100
  • log₁₀(1000) = 3 → 10³ = 1000

즉, 입력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도, 로그값은 천천히,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성질을 가집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로그함수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 매우 유용합니다.

✅ 급격한 차이를 ‘압축’할 수 있다

  • 진폭이 10배 커져도 → 로그값은 1만큼 증가
  • 진폭이 1000배 커져도 → 로그값은 3만큼 증가
    즉, 기하급수적 차이를 선형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 계산과 비교가 쉬워진다

로그함수는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가집니다:

log(ab) = log a + log b

이는 곱셈 관계를 덧셈으로 바꾸어주는 성질로,
지진처럼 비율 변화가 중요한 현상에서 분석과 해석을 훨씬 수월하게 해줍니다.


💥 규모 1 차이 = 32배 에너지 차이?

사실 규모는 단순히 진폭만이 아니라, **방출된 에너지(E)**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지진 규모와 에너지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근사식을 따릅니다:

E ∝ 10^(1.5M)

즉, 규모가 1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는 약 32배 커집니다.

  • 규모 5 → 6 : 에너지 32배 증가
  • 규모 6 → 7 : 약 1000배
  • 규모 7 → 8 : 약 32,000배

따라서 뉴스에서 "1 차이"라고 단순하게 느껴지는 규모의 차이는,
실제로는 폭발적인 에너지 차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 수학이 자연을 해석하는 언어

지진의 규모가 로그함수를 기반으로 정의되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자연현상의 엄청난 차이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눈금으로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로그함수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숫자의 범위를
“단계적 숫자”로 압축하여 전달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는 마치 망원경처럼, 보이지 않던 크기의 차이를 눈에 보이도록 도와주는 수학적 렌즈입니다.


🔍 정리: 왜 지진 규모는 로그함수일까?

항목설명
진폭(A) 지진파의 최대 흔들림 크기, μm 단위
로그함수 기하급수적 수치를 천천히 증가하는 값으로 변환
규모(M) log(진폭)를 기반으로 한 수치, 1 증가 시 에너지 약 32배 증가
활용 이유 지나치게 큰 수치를 정리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압축

지진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거대한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의 언어, 특히 로그함수를 통해 우리는 그 복잡한 힘을 단순한 숫자로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학은 단지 계산의 도구가 아니라, 자연을 해석하는 눈이기도 한 것입니다.